
리영희가 황석영에게 보내는 서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5-09-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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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1996년
황형,새해의 반가운 서장을 받았오이다. 그동안 너무 무심히 보낸 것을 뉘우치면서 황형의 그 옛날, 그러니까 20년전, 제기동 집에서 송년의 문인들이 왁자지껄하던 모양들과 “뱀장사” 판으로 밤새는 줄 모르던 때를 뢰상합니다.
아마 한겨레신문에서 고 윤이상 선생님에 대한 추도의 짧은 글을 보고 생각났으리라 짐작하지만, 결국 국내에서 간 사람으로서는 내가 마지막 뵙게된 윤선생은 무척 괴로와 하십디다.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 지성으로 일했지만 그 결과는 “몸은 병들고, 마음은 상처만 입고, 고향을 못보고 죽는 신세...” 라고 장탄식 하십디다.
백낙청, 송기숙, 이시영...그밖의 문인들을 통해서 가끔 황형의 소식은 전해 듣고 있지요.
작년에는 정경모씨가 <장길산>의 일본번역본을 보내주어서 읽었는데, 언제나 그렇지만 그분의ㅜ일본어 지식과 문학적 감각에는 감탄할 뿐이예요. “원문보다 낫다”는 번역가사회의 ??적 말이 있지만, 아무튼 대단한 작업을 했어요.
나는 작년 ?에 정년퇴직하고, 2학기동안 야간대학원에 한 ? ? 맡아서 나갔지만, 사회적 활동에서는 물러서서, 언?집필도 고사하고, “나 자신” 에 돌아왔어요. 금년에는 더욱 그럴 심산이오. 지난 폭란의 시대에 빼앗겼던 시간을 되찾아, 쌓아 놓고 일지 못한 책들을 읽으면서, 남에게 요구되지 않은, 자신에서 우러나오는 글을 쓸수 있으면...하는 심정이웨다. 건강을 빌면서, 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