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정신'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굽힘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거짓에 맞서
진실을 밝히고 진실에 충실하기 위해 이성적이고 용기있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리영희재단은 '리영희 정신'을 구현하고 실천하는 이들을 위하여 '리영희상'을 만들었습니다.

제8회 (2020년) 리영희상 - 수상 소감 & 수상자 소개

8회
작성자
재단 사무국
작성일
2021-01-06 14:20
조회
2198

수상소감 정 욱 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안녕하십니까? 평화네트워크 정욱식입니다. 11월 14일 토요일 낮이었습니다. 북한산 앞에서 산에 올라가자는 저와 “내려올 걸 뭐 하러 올라가냐”는 제 아들 녀석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리영희재단 사무국에서 제가 제8회 리영희상 수장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을 매수해 등산하려는 뜻을 접었습니다. 아들의 뜻을 존중해주는 것도 리영희상 수상자의 품위를 지키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저는 2000년 2월 제주인권학술대회에서 리영희 선생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저를 리영희 선생님께 소개해주면서 “제2의 리영희 선생님이 될 사람입니다”라고 말씀하신 장면이 떠오릅니다. 사실 그땐 좀 어리둥절했습니다. 좋은 말씀인 것 같은데 정작 제가 리영희 선생님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그땐 제가 20대 후반이었고 대학 시절에는 농구, 축구, 당구,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운동권 주류였습니다. 제주에서 올라와 리영희 선생님의 삶과 글을 접하고선 ‘넘사벽’이라고 느꼈습니다. 평화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게 너무 힘들어 접을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리영희 선생 10주기 추모 심포지엄’ 토론자로 초대받았습니다. 발제문을 읽으면서 제 눈에 꽂힌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작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반도 비핵지대’를 떠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리영희 선생님께서 일찍이 한반도 비핵지대안을 주창하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넘사벽이구나’라고 느끼면서 굳게 다짐도 했습니다. ‘한반도 비핵지대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리영희 선생님의 유훈을 관철하는 것이다’라고 말이죠. 그리고 오늘 리영희상 수상자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영광스럽고 송구스러운 기회를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족한 저를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리영희상 심사위원 선생님들, 리영희 선생님의 뜻을 기리고 전하기 위해 노력해오신 리영희재단 백영서 이사장과 임원 선생님들, 그리고 리 선생님과 고난과 영광의 역사를 함께 해오신 부인 윤영자 여사님과 자녀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저의 대학 졸업을 ‘고생 끝 행복 시작’으로 여기셨다가 평화운동이라는 낯선 땅에 아들을 빼앗기신, 그리고 이후에는 저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어주신 엄니, 아버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누구보다도 제 글과 말을 아껴주시는 장인어른과 장모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가정에서 별로 평화롭지 못한 저를 응원해주는 아내 김혜련과 지민·지우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평화네트워크를 응원해주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에게도, 세상을 향해 기꺼이 스피커를 내어주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님, 제가 어려울 때 내민 손을 기꺼이 잡아주신 박인규 프레시안 이사장님, 부족한 저의 책들을 흔쾌히 출판해주신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리영희 선생님의 가르침을 ‘우상에 도전하고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이성의 존재 이유이다’라는 문장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시대의 우상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저의 짧은 경험과 사유, 그리고 평화군축 활동가로서의 직업병이라는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저는 감히 “힘에 의한 평화”, 즉 군사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의 대기근과 남한의 IMF 위기를 목도하면서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운동에 뛰어들었습니다. ‘한반도 주민들의 삶은 왜 이리 고달픈 것일까’라고 생각하면서 하루빨리 평화를 이뤄 전쟁 대비에 사용하는 막대한 자원을 생명 복지 교육에 투자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과연 한반도 주민들, 더 나아가 지구촌 주민들의 삶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안타깝고도 부끄러운 심정으로 묻게 됩니다. 리영희 선생께서 일생 동안 관찰하고 비판하신 미국의 현실을 보십시오. 미국 군사비는 세계 군사비의 40% 가까이 차지합니다. 가히 압도적인 1위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세계 20%에 달합니다. 이 역시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게 과연 우연의 일치일까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18년 동안 사망한 미국인보다 2주마다 절망사로 목숨을 잃는 미국인들이 더 많은 현실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미국인들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미국 주류는 군사력을 통한 세계 패권유지라는 신기루를 좇는 것이야말로 우상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대한민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과로에 시달리는, 그래서 동료들을 더 뽑아 과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우편 배달원의 절규를 푸는데 들어가는 돈은 F-35 전투기 한 대 값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전국의 모든 학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를 정규직 대비 80%로 끌어올리는 데에도 이지스함 한척의 절반 값이면 족합니다. 코로나19가 민생 위기를 악화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고 있는데, 국방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의 군사력이 세계 6위로 올라섰다면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정부 여당은 군사대국을 향해 폭주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평화는 강력한 한미동맹과 군사력으로 지키겠다면서 북한의 평화는 핵무기가 아니라 대화와 신뢰로 지켜져야 한다고도 합니다. 과연 이게 우상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 사회의 거대한 침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말씀이 무거워졌습니다. 평화(平和)는 ‘널리 골고루 밥을 먹는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리영희 선생님의 가르침도 이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겐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리영희상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녹록치 않은 현실이지만 경쾌한 마음으로 진짜 평화를 향해 정진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 영광스러운 상을 죽비로 품고선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수상자 소개   8회 리영희상   정 욱 식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 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의 조지워싱턴대 방문학자로 한미동맹과 핵문제를 연구했다. 1990년 후반, 북한의 대기근과 남한의 IMF 경제위기를 목도하면서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 운동과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1999년 평화네트워크 (www.peacekorea.org)를 만들었으며, 지금까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경력으로는 'MD 저지와 평화실현공동대책위원회' 공동 집행위원장, '한겨레신문' 언론비평위원,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 이라크 파병 반대 시민행동 정책위원, 고양시 및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위원, 시민평화포럼 운영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시민평화포럼 정책위원장 및 민주평통 자문위원, 통일부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오마이뉴스' 평화·통일 문제 담당기자를 겸직했고, 그 이후에는 ’프레시안‘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김종대 연세대 겸임교수와 유튜브 방송 ’김종대 정욱식의 평화로‘도 진행하고 있다.   2004년에는 '한겨레신문'이 뽑은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나갈 100인”에 선정되었고, 2012년에는 국제평화단체인 ’글로벌 네트워크‘로부터 MD 비판 및 제주해군기지 반대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우주 평화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흥미진진 핵의 세계사』, 『한반도의 길, 왜 비핵지대인가?』, 『비핵화의 최후』, 『핵과 인간』, 『사드의 모든 것』, 『말과 칼』, 『MD본색』, 『강정마을 해군기지의 가짜안보』, 『오바마의 미국과 한반도 그리고 2012년 체제』, 『글로벌 아마겟돈』, 『21세기의 한미동맹은 어디로』, 『북핵, 대파국과 대타협의 분수령』, 『동맹의 덫』, 『2003년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미군 없는 한국을 준비하자』, 『평화학과 평화운동』(공저), 『김종대·정욱식의 진짜안보』(공저), 『한반도의 선택-부시의 MD 구상, 무엇을 노리나』(공저) 『전쟁과 평화, 21세기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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