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책 - '유토피아', '괴테와의 대화' / 언론광장 후원의 밤 김민웅교수와의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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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2021-01-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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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민웅 교수와 리영희 선생의 대담 요약 내용.

- 건강은 어떠신지.
"겨울철이 가장 어려운 계절이다. 산책도 하기 힘들다. "

- 2005년은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
"만으로 77세가 되는 해다. 우리말로는 '희수'가 되는 해다. 인간 구실이 다 끝났다는 의미다(좌중 웃음). 그만큼 집착, 자기중심적 사고 등 인간욕심 다 버리고 살아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

- 여러 가지 집필활동을 했는데, 시 쓰실 계획은 없는지.
"나는 무슨 사건을 보면 원인과 결과부터 따진다. 서사시적, 논리적, 이론적으로 분석한다는 뜻이다. 나는 예술가는 아니다. 시인이 가져야 할 가슴 뜨거운 감성이 내겐 없다. "



- 언론인이 아니었다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식물학자나 동물학자, 고고학자가 될 걸 그랬다. 50년간 국제정세·관계분석을 하다보니 굉장히 방대한 자료를 찾아야해 너무 고달팠다. 글 몇줄을 위해 미국외교분과위원회의 6000매짜리 자료를 읽기도 했다. 또 국제관계라는 것은 계속 변하는 것 아닌가. 매일매일이 변화해 새로운 근거를 찾으려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반면 고고학자는 5000년전 이야기도 그대로 써도 될 듯 하다(좌중 웃음).
또 하나는 악기 같은 것을 하나 배워놓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한다. 무슨 악기를 할지는 막연하지만 하나 배워놓았더라면 너무나 꽉 짜여진 일상을 풀 수 있는 역할을 했을 것 같다. "
- 연애는 했는지.
"군대 다녀와서 알던 사람이 중매해 결혼했다. 당시 살던 조건과 환경에서는 연애할 마음의 여유와 조건이 안 됐다. "

- 삶에 있어 '즐거운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1974년에 저서인 '전환시대의 논리'가 나왔다. 그 시대 학생들과 기존 세대에게는 깜깜한 빛 속에 한 줄기 빛 같은 느낌이었다고 생각한다. 감옥에서 고생하면서 사회 젊은이들로부터 '그 책을 읽고 사상적·윤리적으로 새로운 우주를 만났다'는 고백을 들었다. 국가 중추를 짊고지고나갈 사람들에게 이런 영향을 주었다는 것에 기뻤다. 한 나라·한 시대·한 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일을 했고 지금도 인권운동·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너무나 황송할 정도로 행복하다. "

- 두렵고 무서웠던 때는 언제였나.
"잡혀갈 때다. 가서 당할 것을 생각하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직접적인 무서움을 느꼈다. 역사적 두려움은 쓰고 있는 말, 글 하나하나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다. 단순한 에세이 하나 쓸 때도 두려움이 컸다. 젊은 세대들의 용어로 학문적으로 '진검승부'를 해야 했다. "

- 자료 찾을 때 무엇부터 생각하나.
"분명한 의식이 없는 지식은 필요없다. 예를 들어 한미관계에 대한 분명한 의식없이 학위 주렁주렁 달아봐야 미국 숭배사상 제조기일 뿐이다. 부시의 이라크전쟁이 제국주의·반인간적 전쟁으로 나갈 것이라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의식이 있으면 그에 따른 주변자료를 찾으면 된다. "



- 이병주씨에 대한 생각은.
"양면이 있다. 대한민국 남아로 누릴 것은 다 누려본 분이다. '미남'에 해박하고 돈도 많았다. 1963년 처음으로 그분 알게 됐는데 박정희 쿠데타 이후 (감옥에) 잡혀 들어갔다. 나중에 다시 만나 술자리를 함께 하는데 박정희를 히틀러처럼 전범으로 만드는 소설을 쓰기 위해 누른베르크 전범 재판 기록을 다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몇 년 후 '박정희 전기'를 쓴다는 소식을 들었다. 확인은 안해봤다. 1974년 사상전향서를 쓰면 감옥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때 그걸 쓰고 유럽여행 후 반공적인 내용의 글을 중앙일보에 연재했다. "
- 선우휘 조선일보 주필은 어떻게 보시는지.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나와는 생각이 전혀 달랐다. 예를 들자면 베트남 전쟁에 대한 시각 같은 것 말이다. 내가 (조선일보) 국제면 제작할 때 사사건건 문제를 삼았다."

- '물질적으로 적게 소유하고 사상적으로 풍족하게 살자는' 삶의 철학은 그대로인가.
"군대에서 재물이 인간을 얼마나 추하고 부패하게 하는지 철저하게 봤다. 대한민국 군대는 장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병들을 착복하고 산을 깎아 나무를 파는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언론인으로 제대로 구실하고 살려면 가난하고 빈곤하게 살아야겠다고 그때부터 생각했다. 50년간 국제관계 외신부에 있으면서 물질적 소유를 굉장히 자제하면서 살았다. 내가 국가권력으로부터 받은 것은 '유선전화' 한 대다. 그것도 그들 필요에 의해서였다(좌중 웃음). "

-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다. 사상·인간학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또 에케르만의 <괴테와의 대화>는 30∼40년동안 일본에서 계속 새로 사와 소장한 책이다. 내 비문학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우주관·사회관의 기반이 됐다. 그 다음이 독일 사회학자(퇴니스)가 쓴 <게마인샤프트(공동사회)론>이다. 서로 이익을 취함으로써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정한 인간관계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2005년 12월 9일 언론광장(대표김중배) 주최 '리영희선생과의 대화 및 언론광장 후원의 밤/ 미디어오늘 2005.12.10 글 권헤선기자,사진 이창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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