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1.5. 장기화 확전코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3-03 04:2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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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5. 장기화 확전코스


 


장기화-확전 코스로 내닫는


67년의 월남전


 


연말연시 협상외교의 표리


 


탄트 주선은 공전


전투태세만 더욱 굳혀


브라운안도 맹점내포


 


「인류의 양심에 꽂힌 가시」라고 불리는 월남전쟁은 66년에서 67년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앞으로 더욱 장기화하고 치열하게 확대될 듯한 징조를 보여주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사실은 드러났다. 적극적인 면에서 월남전쟁의 당사국들은 전투태세의 강화에 박차를 가했으며, 소극적인 측면에서는 평화협상을 위한 여러갈래의 진정한 또는 가식적인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미국이 66년의 말일, 48시간의 휴전을 앞두고 밀림 작전의 특수 훈련을 받은 8천명의 특수부대의 월남상륙을 시작한 데 대해 월맹은 전투재개 첫날, 지난 2일 출격한 미국전폭기에 그 보유하는 전 공군력을 투입하여 북폭 개시 이래 최대규모의 공중전으로 맞섰다. 월맹 정부가 이미 수도 하노이 시의 미국 폭격에 의한 초토화를 각오하고 「새 수도」의 건설계획단계에 들어갔다는 보도와 함께 존슨 미국 대통령은 67년도 월남전쟁 예산의 증가로 해석되는 국방 예산 1백억 달러의 증가를 시사했다.


이와 같은 주요한 사태발전과 태국을 비롯한 인근 국가의 증파 계획 등 전쟁의 마당과 전술 면에서의 여러가지 새로운 징조는, 전쟁규모의 축소는 생각지도 않는다는 쌍방의 결의를 행동으로 명시한 것이다 존슨이 키 월남군사정권 수상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미국은 그대들과 영원히 같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은 월남 정권의 사기를 돋우기 위한 것도 있지만 전쟁에 지친 월남 대중에게 장기전의 각오를 촉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더욱이 존슨이 신년 초 기자회견에서 『전쟁의 어떤 갑작스러운 중지를 예상치 않는다』고 명백히 말한 것은 67년의 월남전이 어떤 코스를 더듬을 것인가를 말해준다.


이와 같은 상황 하에서 「월남휴전의 연기」나 「월남전 해결을 위한 협상」 외교가 여러갈래로 추진되었다. 상황이 그렇고 보면 누구도 그와 같은 제의의 본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도 없었거니와 사실상 모든 협상안은 제 나름의 저의에서 출발했었다는 것이 결국 입증되었다.


협상제의가 동기부터 불투명했다는 사실과, 이상의 제안이 나오지도 않았고 일체의 제안이 묵살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쌍방의 장기화 결의와 아울러서 67년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평화노력을 「시험필」로 말들어버린 결과가 됐다.


미국이 우 탄트 유엔 사무총장에게 위임한 12월 20일의 「협상권한」은 처음부터 안 될 것을 내다본 위임이었다. 우 탄트 총장의 협상 전제조건의 제1항은 「미국의 북폭 무조건 중지」였다.


골드버그 미국 유엔 대사의 위임은 이 제1항 조건을 거부한 것이었기 때문에 『무조건으로 언제 어디서든지 협상한다』는 말은 처음부터 무의미했던 것이다. 결국 탄트는 그의 선행 조건을 되풀이하고, 미국은 그것을 거절함으로써 전문가 식자들이 예상한 바대로의 결과로 끝을 맺었다.


영국의 브라운 외상이 제의한 「미국-월남-월맹 3자회담」 안(案)도 처음부터 두 가지의 맹점을 내포한 대로의 결과로 끝났다.


첫째는 가장 중요한 「전쟁 상대」인 베트콩(민족해방전선)을 제외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월남전쟁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었다. 마치 「민족해방전선은 월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른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라는 고의적 의도가 아니었다면 베트콩은 베트콩대로의 전쟁정책을 갖고 있다는 현실을 보지 못한 흠이 있었다.


차라리 영국정부는 노동당 내부의 월남 정책분열을 해소하고, 대외적으로 「뭣인가 한다」는 인상을 주려는 외교적 제스처를 썼던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대내-대외 어느 쪽의 목적이건 세상의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그 맹점을 알았고, 제스처는 또 하나의 제스처로 끝나고 말았다. 영국은 이제 67년에 들어서 월남전 협상의 「중재주역」을 담당할 도의적인 입장도, 사실상의 능력도 스스로 부정해버린 셈이 되었다.


브라운 제안의 맹점과 저의에 대해서 영국의 텔레그라프지가 『미국이 그것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온 세계가 그것을 간파하고 있다. 브라운 제안은 월남전쟁을 그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당 내부의 전쟁을 그치게 해보려는 것이다』라고 평한 것도 이것을 말한다.


한편 뉴욕타임즈가 존슨 제안을 평하면서 『정전이건 선거이건 베트콩을 배제하고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미국안과 영국안을 하노이나 베트콩이 수랑할 리가 없으며, 그들의 수락 없이 월남전의 해결은 기대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 「저의 있는 제스처 외교」의 핵심을 찌른 것이다.


당사자들은 전쟁확대정책의 분칠로써만 제의하고, 제3자는 자국내정의 방편으로만 중재를 나서는 한, 67년의 월남전쟁은 다시 68년을 맞게 될 것만 같다. <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