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리영희상 수상자 선정사유

선정사유

  심사위원장 이종구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성공회대 명예교수

수상자

리영희상 : 최병성 /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 소장

리영희재단은 최병성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 소장에게 제10회 리영희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하였다. 재단은 시민이 추천한 다수의 후보를 대상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 절차와 숙의를 거쳐 이 상의 제정 취지에 가장 부합되는 인사를 선정하였다. 심사위원회는 국내외 인사를 막론하고 리영희 선생의 유지에 따라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공익적 가치에 충실한 실천 활동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 발전에 기여한 업적을 남긴 후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기준을 적용하였다. 그러나 심사위원 일동은 추천된 다른 후보들도 모두 사회적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부득이하게 현실적인 시급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매길 수밖에 없었다는 아쉬운 심정을 밝힐 수밖에 없다.

수상자인 최병성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 소장은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독교 정신과 공익을 우선하는 사회윤리에 입각하여 원칙을 지키는 환경운동을 지속하였다. 특히 강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이명박 정부가 주도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끈질긴 이의제기 행동을 통해 토건 자본과 유착한 권력의 압박을 뿌리치고 사회 여론을 환기시켜 사태의 악화를 방지하였다. 최 소장은 주택 건설에 불가결한 중요한 건축 자재인 시멘트 제조 과정에 발암 물질을 포함한 인체 유해 성분이 다량 포함된 산업 폐기물이 투입되는 사실을 고발함으로써 시민의 일상생활이 영위되는 주거 환경의 건강성 확보에 기여하였다. 또한 숲 가꾸기를 명분으로 숲을 파괴하고 불요불급한 식목 사업을 벌이는 정부와 업계의 유착에 경종을 울렸다. 이와 같은 거대 기득권 세력에 대한 항의 행동 때문에 최 소장은 갖가지 음해, 고소, 고발에 시달리며 개인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감수했다. 그러나 사법부도 모든 쟁송에서 최 소장의 정당성을 확인하였다.

한국의 환경운동이 놓여 있는 척박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최 소장은 일체의 편의적인 타협을 거부하였다. 특히 최 소장은 강직한 종교인의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았으며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이러한 그의 자세는 장기간 정신적 물질적 빈곤에 시달리다가 자기도 모르게 운동 조직 자체를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파격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활동 공간을 허용 받으려는 일부 사회운동 집단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경종이 되었다. 또한 보수 정치권력에 영합하여 반사회적 언동을 자행하는 일부 종교인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사회윤리를 환경운동 영역에서 실천하는 최 소장의 사례는 한국에서 사회적 책임 의식을 가진 종교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판단을 기반으로 리영희상 심사위원회는 최병성 소장을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많은 훌륭한 분들을 후보로 추천해 주시고 리영희재단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내년에도 불편한 진실을 밝혀 사회적 공공성 확립에 기여하시는 분들을 제11회 리영희상 후보로 추천하여 주시기를 바라며 심사 소견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