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리영희상 시상식(수상자: 최병성 목사)

제10회 리영희상 시상식

지난 12월 7일, 제10회 리영희상 시상식이 있었다.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는 수상자 최병성 목사와 그 지인들, 그리고 재단 관계자들이 참여해 수상을 축하했다. 재단의 이사를 맡고 계신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의 사회로 시상식은 알차게 진행되었다. 리영희 선생께서 돌아가신지 12년이 되고, 리영희재단이 설립된 지는 10년이 되는 뜻깊은 자리는 최병성 목사라는 훌륭한 활동가에게 리영희상을 수여함으로써 한층 빛났다.

최병성 목사의 삶의 이야기는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수상소감에서 그는 자신이 목사도, 환경운동가도, 기자도 아닌 박쥐같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그는 어느 때는 목사였다가, 어느 때는 환경운동가였다가, 어느 때는 기자이기도한 그런 박쥐같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항상 목사인 동시에, 환경운동가인 동시에, 기자였다. 24년째 진행 중인 그의 숱한 투쟁 어디에서든 우리는 목사로서의 올곧은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하나님께서 교회가 아닌 세상을 만드셨으니, 목사의 역할도 교회가 아닌 세상을 돌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거기에는 환경운동가이자 기자로서 환경 문제를 취재하고 이를 기사로서 폭로한 열정과 노력이 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어느 조직에 몸을 담지 않고 홀로 싸워나가며 특정 정치세력이나 기존의 운동세력들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제10회 리영희상 수상자 수상소감(클릭하면 전체 수상소감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그에게 이번 리영희상 심사위원회는 제10회 리영희상을 수여함으로써 진실을 추구해온 그의 삶의 노력에 격려를 보냈다. 상을 받아도 손색이 없을 다른 많은 훌륭한 후보들이 있었으나 최병성 목사에게 상이 돌아간 것은 기후위기와 체제전환이라는 우리 시대의 시급한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그는 한국의 환경운동이 놓여 있는 열악한 조건들 속에서도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싸워나갔다. 특히 그가 다룬 문제들은 대중들의 관심 밖에 있는 불편한 진실들이 많았다. 그런 불편한 진실들에 그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고, 그 결과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제도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제10회 리영희상 수상자 선정사유(클릭하면 전체 선정사유를 볼 수 있습니다)

시상식의 끝은 수상자와 김희원 한국일보 논설위원의 대담이 있었다. 이 대화에서 최병성 목사는 자신이 기사를 쓸 때 항상 상대방이 시비를 걸어와 소송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철저하게 현장과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의 집요한 진실 탐사의 시작은 거대한 적들에게 맞서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철저한 진실 추구의 과정을 통해 그는 해박한 환경운동가로 성장했다. 그는 쓰레기시멘트 문제를 조사하면서 대한민국 제일의 시멘트 전문가가 될 정도로 그 분야에 대해 해박해졌다고 한다(심지어 재판에서 상대편 변호사조차도 이를 인정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는 치밀하게 현장을 조사하고 자료들을 분석하면서, 심지어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모발 검사까지 했다고 한다. 매 사건마다 발휘한 이런 치밀함과 집요함으로 그는 갖가지 소송들에 승리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절실히 요구되는 작은 변화들을 만들어 온 것이다.

제10회 리영희상 시상식 이야기마당(클릭하면 이야기마당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최병성 목사에게 이번 리영희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도 함께 전하고 싶다. 혼자서 끈질기게 세상과 맞서 싸워나가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활동가들과 시민들을 변화로 이끄는 중요한 끌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