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재단은 새로운 전환시대를 맞아,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를 모색하는 열린 강좌를 만들어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 확장을 위하여 노력해 온 많은 민주주의자들과 더불어, 국내외의 다양한 실험을 탐구하고 나아가 현실적 적용가능성을 탐색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리영희클럽2022_4강_기후‧생태위기와 인권_조효제
6월 23일 목요일 오후, 가뭄 끝에 반가운 비가 내리는 날에 조효제 성공회대 교수를 모시고 리영희클럽 4강 <기후‧생태위기와 인권> 강좌를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에 의한 인간학대라는 인권문제와 인간에 의한 자연차귀라는 환경문제를 별개로 여겨왔지만, 인간 학대와 자연착취는 연계된 이중적 지배라는 논거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설명해주셨습니다. 수강생 모두 매우 큰 충격을 받아 그야말로 삶의 반성문을 쓰는 표정이었고요. 강사님도 수강생과의 진한 라포 형성에 감동하셨습니다. 늦은 시각까지 질의응답을 이어가신 강사님과 수강생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수강생 강좌후기 | 다양성은 당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적 생존의 문제
박승호(「리영희클럽2022」수강생)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던 리영희클럽2022의 강의는 들은 후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매번 내게 ‘다른 곳에서 듣기 어려운 무척 좋은 강의였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개인 사정으로 3강에는 참석을 못 했던 터라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 4강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내용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설렘을 품고 쏟아지는 비를 지나 강의가 열리는 창비 건물로 도착했다. 이번 4강을 맡은 강사님은 조효제 교수님이다. 우리나라에서 인권에 관한 한 최고 권위자이시기에 이름은 익히 들어 왔으나 직접 강의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강의 주제는 ‘기후·생태 위기와 인권이었다. 그동안 ‘기후 위기’와 ’인권‘이 둘 다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여러모로 들어와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 둘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은 그다지 못해왔기에 어떤 내용으로 강의가 진행될지 몹시 궁금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나의 이러한 생각을 읽은 것처럼 조효제 선생님께서 먼저 ‘인권사회학자가 왜 환경에 관심을 가질까? 라는 화두를 던지셨다. 선생님께서는 본인도 기후 위기와 인권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인식하게 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시며,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말 책 <탄소사회의 종말>을 쓰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본인이 공부하고 조사해오신 기후 위기와 인권의 관련성에 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들려주셨는데, 그 내용은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 많았고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그중 현재의 내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 것은 ‘코로나와 기후 위기‘에 관련된 부분이었다. 코로나와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며 그것이 인간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는 ’기후 위기’라고 한다. 기후 위기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원래 인간보다 낮은 야생동물들의 체온이 올라가게 되었고, 그 때문에 동물들의 몸에 살던 바이러스들도 거기에 적응해 인간의 몸으로 넘어와서도 활동할 수 있게 되어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계속 유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사회를 3년 동안이나 마비시키고 있는 코로나 역시 기후 위기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무척 충격적이었다.
또 ‘기후 정의’ 역시 흥미로웠는데, 탄소 배출 규제를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귀책 연구를 통해 ’누가 더 많이 배출해왔는지‘, ’누가 사치성 탄소 배출을 하고 있는지‘를 밝혀 그것에 맞게 기후변화 캠페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일괄적으로 모두의 책임이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주체를 명확히 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여기에 나아가 에코사이드라는 개념도 이번 강의를 통해 처음 듣게 되었다. 대규모 환경파괴 행위인 에코사이드를 국제 핵심 범죄에 추가하려는 운동이 요즈음 국제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이 운동이 ’인권운동과 환경운동이 융합되는 드라마틱한 사례’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국적 차원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차원으로 시야를 넓혀 기후 위기에 대해 고민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다양성과 공존의 문제’는 이 강의의 핵심이라 느껴졌는데, 다양성이 당위의 문제가 아닌 실제적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이어가고 있는 내게 좀 더 큰 확신을 주었다.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인권의 문제를 ‘이어달리기식의 역사’로 보아야 한다는 말 역시 내게 무척 큰 울림과 깨달음을 주었고 항상 새겨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기 전에 기대했던 것처럼 이번 4강 역시 많은 배움을 얻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의 강의도 계속해서 기대하며 잘 들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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