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파병 반대 집회 발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7-23 23:1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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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3월 31일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안에 반대하는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부가 한미동맹을 위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파병을 한다고 하는데,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대상국이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에만 군사공조를 할 수 있게 돼 있고 그 범위도 ‘태평양지역’에만 한정돼 있다”며 “미국은 이라크에게 공격을 당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있는 침략전쟁이며, 태평양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파병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한국이 베트남전에 파병할 때도 한미상호방위조약 적용이 어렵자, 남베트남이 한국 정부에 파병을 요청해 한국 정부가 자발적으로 파병한 것처럼 편법을 썼던 적이 있다”고 밝히며 “한국은 5만5천명의 군대를 파병했지만, 당시 미국의 형제나라와 다름없는 영국은 전혀 파병하지 않다가 미국의 집요한 요청으로 단지 의장대 6명만 파견한 전력이 있다”
 
“파병 이유로 국익을 운운하는데, 미국과 파병에 따른 경제지원에 대한 비밀협상이 있는지, 공개된 한미상호방위조약 이외에 비밀 조약이 따로 있는지, 파병 이유를 국민 앞에 떳떳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
   

 


"한 국가의 민족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따라 존경받을 기회는 그리 흔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긴 세월에 걸쳐 국민들이 쌓아온 덕성의 결과로 인정받고 평가되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이 미 제국주의의 이라크 침략에 마음을 합쳐서 싸워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같은 민족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존경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미 동맹관계의 기초인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도 우리가 중동까지 파병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명백하게 나와 있습니다.

미국의 간악한 전쟁에 한국민이 공범자이자 방조자가 돼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국민은 평화를 사랑하며 민주적·인류애적·인도적인 감각과 철학이 있어 뛰어나다는 것을 세계에 다시 한번 과시해야 합니다. 바로 이때입니다. 우리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은 크게 착각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오로지 미국과 물질적 이득만을 위해 결정하는 집단입니다. 인류애는 그들이 고려하는 가치가 아닙니다.

이것을 과연 노무현 대통령은 인식하고 있습니까. 이것이 왜 남북관계에 도움이 됩니까. 도움이 된다면 왜 도움이 되는지, 그런 묵시적·명시적 또는 문서로 된 근거가 있는지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제시해야 합니다. 막연하게 파병하지 않으면 미국의 대북한 정책에 대한 발언권이 없어질 것이라는 추상적인 논리로 파병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아니면 전쟁없이는 살 수 없는 군사자본, 석유자본, 오로지 힘의 오만에 가득 찬 부시 등 소수집단이 아닌 온 인류 공통의 염원을 알아차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