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 - 한겨레 기사 (2017년 12월 3일 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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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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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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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현재·경재를 위해서입니다. 저와 함께 상과 꽃다발을 받았으니 (이 기억을) 영원히 잊지 못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해직 2098일을 맞은 이용마 <문화방송>(MBC) 기자의 리영희상 수상 소감 일부다. 1일 저녁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제5회 리영희상 시상식에서 이 기자는 쌍둥이 아들 현재·경재와 함께 상을 받았다. 문화방송 구성원 등 축하 인파 250여명이 3층 현관부터 청암홀을 가득 채운 채 박수와 눈물로 이 기자의 수상을 축하했다.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이 기자는 시상식에 참석하고자 구급차로 이동해 저녁 7시20분께 시상식장을 찾았다.

이 기자는 “‘사상의 은사’로 불리는 리영희 선생은 언론인이자 지성인의 표상으로, 제가 가장 존경한 분 중의 한 분이다. 그런 분의 상을 받게 됐으니 저로서는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영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아이들이 꿈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이 즐기는 일을 하면서도 존중받는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사회가 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우리가 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자유와 평등,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꿈꿔본다”고도 덧붙였다.

이 기자는 현재 몸상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기자는 “이제 제 생명의 불꽃이 조금씩 소진되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다”면서도 “더 늦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고 말하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난해 복막암 진단 뒤 주로 자연치료를 해온 이 기자는 최근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이 기자는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니까 모든 걸 하늘의 뜻에 맡기고 운명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해야 할 겸손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들 현재·경재는 한목소리로 “아빠, 우리 스무살 되기 전에 병 나으세요”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힘내라” 구호가 터져나왔다.

신인령 심사위원장(이화여대 명예교수)은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후보는 모두 각 분야에서 거짓을 들춰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온 분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이 기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무엇보다 이 기자가 온갖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투쟁 현장을 지킴으로써 방송민주화 투쟁의 상징이 되었다는 점 때문”이라고 심사 경위를 설명했다.리영희상은 불굴의 의지로 진실을 추구해온 리영희 선생(1929~2010)의 정신을 잇고자 리영희재단(이사장 백영서)이 만든 상이다. 2013년 1회 리영희상은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정으로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권은희 의원(국민의당), 2회는 최승호 피디 등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보도한 <뉴스타파> 취재진과 유우성 변호인단, 3회는 김효순 <한겨레> 대기자와 일본 개헌 반대운동을 한 다카다 겐, 4회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를 알린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수상했다.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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