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4.28 한국인을 노리는 베트콩 전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3-03 04:22
조회
454


 


66.4.28. 베트콩 전술


 


한국인을 노리는 베트콩 전술


그 수단과 현지실정


 


기술자 증파에 간접적 방해 공작


자체방위 어려운 사이공 시내군 주둔지가 오히려 안전


파견 앞서 보안훈련 있어야


 


본사 전 특파원들의 좌담회


참석자


양흥모(논설위원 = 65년 10월 24일 ~ 65년 11월 3일까지 현지시찰)


장정호(기획위원 = 65년 3월 12일 ~ 65년 4월 24일까지 특파취재)


이규태(문화부장 = 65년 3월 12일 ~ 65년 4월 24일까지 특파취재)


최현자(사회부차장 = 65년 10월 2일 ~ 65년 12월 10일까지 특파취재)


리영희(외신부장 = 사회)


정원렬(외신부 차장대우 = 기록)


 


사이공에서 파월 한국인기술자들이 베트콩에 의해 처음으로 많은 희생을 냈다. 외전에 의하면 최근 수일 동안 연쇄적 테러 사건에서 베트콩은 한국군 숙사와 한국 민간인들을 그 공격목표로 삼고 있음이 분명하다. 월남에는 4천여 명의 한국기술자들이 갈 예정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월남을 다녀온 일이 있는 본사 전 특파원 및 논설위원들의 좌담회를 갖고 현지의 치안상태, 베트콩의 테러 수법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 하나의 보복


A = 베트콩의 한국 민간인에 대한 공개적인 테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사태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AP 통신에서는 오늘 사건에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는 한국군이 마을에 진주하면 우선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일단 무차별 연행하는 것과 둘째로는 전투에 있어서 어떤 룰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한국군은 전투에서 부차적으로 일어날 선의의 희생자를 고려에 넣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일을 저질렀다... 이런 것입니다.


B = 그건 잘못 본 것입니다.


C = 사실 외국기자들은 너무 이념적인 각도에서 보기 때문에 그런 관측을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D = 외국기자들은 가끔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한국군은 무엇 때문에 월남에 와서 싸우느냐는 겁니다. 이념적인 면에 너무 치우쳐 생각하는 외국기자들의 질문이지요.


B = 사실 한국군은 오히려 저자세로 미소정책을 쓰고 있다는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 = 그러면 베트콩의 테러활동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게 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경고의 실증


B= 그것은 지금까지 베트콩이 늘 되풀이 해오던 『월남에 들어와서 미국을 돕는 자는 누구나 우리의 적이다』라는 그들의 경고를 비로소 실천했다는 점에서 중요시 될 것 같습니다.


E = 베트콩이 한국 사람들도 적과 동일하게 취급한다고 말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비둘기부대가 파월되기 전후해서였지요.


C = 작년 비둘기부대에서 잡은 베트콩 포로 중에는 베트콩이 어떤 국가 어떤 국민을 적으로 들리느냐하는데 관한 중요문서를 가진 자가 있었습니다.


이때는 비둘기 부대가 월남에 첫선을 보인지 얼마 되지 않던 시기라서 이것을 기사화하지 못했습니다만... 이때에는 이미 한국군 및 한국민도, 물론 그 밖의 월남전에 참가한 모든 외국도 포함됩니다만... 적으로 돌린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었지요.


 


◇ 뭣을 노리나


A = 이번 사건으로 베트콩이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C = 한국군 증파와 기술자들 증파에 대한 경고와 심리적인 면에서 월남에 와있는 한국인 뿐 아니라 앞으로 월남에 갈 딴나라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려는데 있는 것으로 봅니다.


 


◇ 반한감정 돋워


D = 구체적으로는 이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월남 사람들 중에는 파월한국인기술자들이 자기보다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에 불평을 품고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일종의 만족감을 주면서 반한감정을 돋운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요.


 


◇ 4단계의 전략


A = 베트콩의 테러활동은 지금까지 어떤 단계로 확대되었나요?


B = 1957년 전후를 1단계로 꼽을 수 있겠는데 이때는 소극적으로 자기네의 적을 방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이 베트콩에게 적대하면 보복을 받는다는 경고의 단계로서 인민재판 등으로 월남정부관리 등을 해친 것, 그리고 1963년 전후해서부터는 폭발물에 의한 테러가 본격화했습니다. 1964년 말을 기해서는 보다 대규모의 테러행위를 미군 상대로 벌이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이것은 작년 말부터 한층 격화하였습니다.


E = 대개 베트콩은 호지명의 생일이라든가 공산혁명기념일 등 무슨 기념일 같은 때에 테러를 많이 하고는 했지요.


D = 그렇습니다만 이번 경우는 꼭 그렇지도 않군요.


B = 그러니까 좀 생각나는 게 있는데 주월 신 대사와 어제 전화로 인터뷰할 때 그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 민간기술자들의 보안 문제에도 『각별히 조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신 대사가 미리 모종의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수 있게 합니다.


 


◇ 위력이 큰 지뢰


A = 사용하는 무기는 주로 어떤 것입니까? 이번에는 처음 크레이머 지뢰로 보도되었다가 조사겨로가 수제폭약으로 판명됐지만... 크레이머 지뢰의 위력은?


D = 크레이머 지뢰는 우리나라 시골에서 색시가 시집갈 때 가져가는 경대모양의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위력이 굉장합니다.


E = 그건 지회성 지뢰의 일종으로 160도 방향으로 폭발합니다. 그러니까 일정한 방향으로만 폭발하지요. 그래서 기자가 월남에 가있을 때 베트콩이 이 지군을 미군 쪽을 향해서 가설해 놓은 것을 발견하면 베트콩이 오는 쪽으로, 돌려놓고 그러면 베트콩이 이쪽으로, 그러면 이쪽에서 다시 저쪽으로 돌리고 한 일도 있었지요.


C = 이번 사건 이전에 베트콩이 사용한 테러 무기는 플라스틱 폭탄도 많았습니다. 만년필처럼 만든 폭탄이지요, 베트콩이 이 무기를 하도 자주 써서 미군 군복은 다른 주둔지의 미군복과 입는 법과 모양이 다르지요. 만년필 같은 폭탄은 윗저고리 호주머니에 슬쩍 꽂거나 바지 혁대 고리 같은데 몰래 끼우면 언제 폭발할지 모르니까요.


 


◇ 중심가서 10리 쯤


A = 이번 사건이 일어난 곳은 어떤 곳입니까?


B = 한마디로 해서 우리나라 서울의 왕십리, 마포, 영천, 청량리의 좀 허술한 주택지 같은 곳으로 하숙이 많아요. 사이공 북쪽 끝에 가까우며 사이공 중심가에서는 한 10리쯤 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우리 기술자들이 하숙하는 곳입니다.


A = 월남에 가있는 한국 민간인들의 보안문제와 대책이 문제시 돼야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많으니까요. 정부와 미국고용회사의 피해자 보상대책은 어떤지요.


 


◇ 수도가 더 위험


C = 사실 사이공은 가장 안전하면서도 가장 위험한 곳이지요. 오히려 한국전투부대가 주둔해 있는 싸움터가 안전한 편이지요. 수도라고 하지만 베트콩은 자유로 활동할 수 있고, 재수 나쁘면 당한다고 생각해야할 정도니까요.


B = 사이공의 중앙시장에 베트콩기가 나부낀 것을 본 일도 있으니까요.


E = 현재 한국인들의 안전문제도 말이 아니지만 보상문제도 전혀 안 되어있지요. 앞으로 강구되어야할 문제겠습니다.


 


◇ 필요한 사전훈련


D = 노무, 기술자들을 월남에 보낼 때는 월남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잘 알리고 필요한 교육을 해야겠습니다.


C =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월남인들 집에 분산해서 살면서 집단행동을 삼가야겠지요. 아마 세 명 정도로 행동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D = 분산거주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베트콩의 폭탄세례를 받을 염려는 없지만 납치될 위험성이 있으니까요.


E = 미국 사람들이 가는 바, 나이트클럽에는 가지 말 것. 문간에 가까운 곳에 서성대지 말 것 등이 죽지 않기 위한 방법의 하나라고 월남인들은 믿고 있지요.


 


◇ 보안이 큰 문제


B = 최근에는 한국 사람들도 피해다니더군요.


C = 어떤 일본인들은 자기네와 한국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일장기 표지를 가슴에 달고 다니기도 합니다. 일본인은 월남전쟁을 대하는 태도가 우리와 달라서 공격대상이 안 되고 있습니다.


D = 한국에서 위안부를 데려가려도 못 데려가는 원인이 보안문제 때문입니다. 군대병영 안에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A = 결론적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베트콩의 한국인에 대한 테러가 본격화하였다는 것. 앞으로 이런 사건이 계속되리라는 예상. 가능한 최대한의 파월 전후의 안전교육을 실시해야할 필요성과 피해자를 위한 정부와 고용회사의 보다 확고한 보상대책이 취해져야겠다는 것.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오랫동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