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5.23 입의 공방전 마라톤 토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03-03 04:15
조회
201


 


조선일보 65.5.23 입의 공방전 마라톤 토론


 


미월남정책 싸고 밤 세운 지지·비판 「워싱턴」 지성대회


입의 공방전…「마라톤 토론(중간보고)


 


비판의 권리를 제한 없이 행사


3천여 교수 참가휘파람·야유도


 


미국 대학사회에서 역사상 처음 보는 대규모의 교수·학생·관리들에 의한 미국월남정책 지지· 비판 토론대회는 15일 밤을 새워가면서 계속되었다. 토론장인 「워싱턴」시의 「세라튼 호텔」에는 전국대학에서 3천명의 교수가 참석했다. 애당초 「미시간」 대학에서 정부월남정책에 관한 학습토론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세라튼」 대회를 낳게 하고 여기서의 토론은 전국 110개 대학에 「라디오」와 「텔레비전」(망)을 통해 연결되었기 때문에 이에 직접·간접으로 참가한 교수·학생들의 총 수는 전국에서 수십만에 달한다. 지식의 자유와 비판의 권리를 마음껏 행사한 대정부비판연사에 못지않게 정부와 정부정책지지연사도 떳떳하게 학구적 태도로 응수했다. 월남전쟁정책의 비판연사진을 「리드」한 「모겐소」 교수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발언으로 토론회의 막을 열었다.


 


"기관총으로 벌떼 잡는 격"


◇「한스 모겐소」 교수(시카고대학) = 미국의 강대한 군사력도 결국은 써먹을 데가 없다. 북폭과 월남전의 강화로, 가령 월맹이 굴복해 들어온다 하자. 그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이냐? 월남을 방위한다는 보호역할을 미국이 계속 담당하는 한 월남은 실질적으로 미국의 식민지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고 말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또 핵폭탄을 소유하는 중공이 언제까지 중국대륙 주변에 그와 같은 미국의 식민지를 방치하고 묵인하겠는가? 군사 면으로서도 중국대륙 주변 아세아국가에서 지상전쟁을 하는 것이 얼마나 미국으로서 어리석은가 하는 것은 「아이젠하워」, 「맥아더」 등 여러 군사적 천재들이 경고했던 것이다.


이런 군사적 조건을 알면서도 월남전쟁을 이기려면 현재 월남전에 참가한 미군병력은 4만6천에서 30만으로 증가해도 부족하다고 한다. 현재 「베트콩」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 규모는 마치 "벌떼를 잡는데 기관총을 들고 들어간 격"이나 다름없다.


 


「번디」 불참... 서면으로 반박


◇「모겐소」 교수 다음 상사로 정부지지발언을 할 예정이던 「맥조지 번디」 씨가 최후순간에 불참통고를 보내왔다. 토론회주최위원장인 「미시간」 대학 「에리크 월프」 교수는 "비겁하고 관료주의적인 최후통첩"이라고 비난했다.


「번디」 씨는 그 대신 서면으로써 다음과 같이 비판학자들을 반박했다.


 


"지식인들은 이상주의적"


◇「맥조지 번디」 (전 하버드 대학 문리학부장·현 대통령 정책고문) = 미국의 현 월남정책의 목적은 월남·동남아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미국 국민을 위해 평화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나는 학자·교수·지식인들이 너무 이상주의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무력행사를 원치는 않으나 부득이하다. 얼마 전에도 7백 명의 대학교수들이 정부의 월남정책을 연명으로 항의한 것은 중공에 미국의 국론이 분열되어있다는 인상을 줄 것으로 유감스럽다.


 


동독청년이 불쑥 단상에...


학생들은 열심히 「노트」에 「메모」를 하고 연사를 지켜보는 가운데 진지한 토의가 여기서 일단 끊기는 순간 한 동독피난민청년이 단상에 뛰어올랐다. 그는 「마이크」를 뺏어 무엇인가 발언하려 했으나 배석경관에 의해 점잖게 그러나 반항의 여유 없이 끌려 나갔다.


장내의 청중들 속에서는 휘파람과 야유소리가 터져 나오고 “소련!" "소련!"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다시 강연은 계속되었다.


 


"북폭으로 트일 협상의길"


◇ 「아더 슐레징거」 교수(전 대통령고문) = 미국이 애당초 1954년에 월남에 개입한 것은 확실히 잘못이었다. 그러나 월남문제는 오늘의 시점에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폭은 계속해야하며 차라리 육상전쟁으로 확대함으로써 월맹으로 하여금 협상에 응하게 하는 효과가 클 것이다. 이제 월남에서 물러선다는 것은 그 지역자유국가에 대한 위험을 증가할 뿐이다. 만족할 수는 없으나 방편으로서 현 정책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정책비판의 기풍진작에 의의


미국대학에서 「티치인」이라고 불린 이 「학습강연」은 그 자체의 효과보다도 지식인들 사회 속에 정부정책을 양심적으로 그리고 공개적으로 비판지지하는 기풍을 불러일으킨 동기가 되었다는데서 더욱 의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