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약이라고 슬픔은 조금씩 엷어졌지만, 가끔 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은 여전하다.
“선생님, 시계추가 저쪽으로 가더니 안 오네요. 언제나 이쪽으로 다시 올까요?”라고 질문도 하고 싶다.
든든하게 기댈 수 있었던 스승은 떠나시고, 긴 겨울은 추웠다.
어떤 서사(序辭) / 고 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23 14:28
조회
2171
어둠의 시간에 그가 있었다.
아픔의 시간에 그가 있었다.
거짓에 길들여지는 시간에 그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간 속에서
그가 있었다가 아니라 그가 있는 것이다.
아픔의 시간에 그가 있었다.
거짓에 길들여지는 시간에 그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시간 속에서
그가 있었다가 아니라 그가 있는 것이다.
리영희!
그는 누구보다 더 이 산하의 아들이다. 그리하여 이 산하의 온갖 곳을 두 발로 걸어온 체험의 영역이 그에게는 유산이 아닌 생명체로 살아 있다. 혹은 38선 이쪽 저쪽 전쟁의 포화 속에서 양심의 꽃으로 피어났으며 혹은 그 전쟁이 휩쓸고 간 초토와 폐허 위에서 유신의 시대의 자막을 한 자 한 자 읽기 시작했다. 나아가 냉전과 독재의 지정학이 만들어낸 우상을 타파하는 진실로 자신의 존재이유를 삼아왔다. 언제나 그는 진실로부터 시작해서 진실에서 마쳤다. 그의 정신은 잠들 수 없는 밤에 깨여 있고 한낮에도 자행되는 지상의 숱한 기만들과 맞서 지향의 연대기를 찾아내고자 파도쳤다. 끝내 그는 누구의 사상이었고 누구의 실천이었고 또 누구의 전형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전환의 시간이었다. 그러므로 현재는 쉬지 않고 과거를 들어올리고 미래를 불러들이게 된 것이다.
리영희!
그는 한반도의 상공에 날고 있는 각성의 붕(鵬)이다. 이와 함께 그는 한반도와 한반도를 에워싼 모든 힘의 논리를 이성의 논리로 이겨내는 물질적 정화(精華)이다.
리영희!
그는 그 자신의 확인이며 모두의 기념이다. 그렇지 않은가.
2006년 여름
고은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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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인을 존경합니다"--김선주 칼럼니스트, 전 한겨레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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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선생님을 그리는 단상 하나 (2012년 12월 6일, 최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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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선생님은 사상의 은사입니다! (2012년 12월 6일, 한양대 동문 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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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선생님과 직접 '대화'하고 싶습니다 (2012년 12월 6일, 강경루 한양대 총학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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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2012년 12월 6일. 윤관석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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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수록 별은 맑게 빛나고 험할수록 길은 멀리 열려있다 (2012년 12월 6일, 이도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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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으나 가까이 있으나 크게 보이는 분 (2012년 12월 6일, 정대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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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이성의 행위, 이 시대의 리영희를 만나고 싶다 (2013년 7월 3일 윤창빈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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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리영희 선생님 / 정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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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뒷모습에서 리영희의 자존심을 느꼈다 / 김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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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리영희 선생께 (2016. 10. 9 김형건 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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