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 대선을 돌아보며 (1부) / 김성숙
2024 미 대선을 돌아보며 (1부)
김성숙 / 시나리오 작가 및 필름메이커
서문
본문
- 누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가? -포퓰리즘과 미대선
- 플로리다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플로리다주 유대인과 미대선
- 오백년을 살아온 서안지구 올리브 나무 이야기 -가자 전쟁과 미대선
- 누가 우리집 고양이를 잡아먹었나? -난민과 불법 이민과 미대선 (2부에서)
- 드수노씨는 누구를 찍을 것인가? -민주당은 어떻게 블루칼라의 정당이라는 정체성을 빼앗겼나? (2부에서)
- 뉴저지주 엔디 킴 상원의원 당선과 칼카 - 코리언 어메리칸 리그 오브 시빅 액션에 대하여 (2부에서)
서문
이 글을 쓰는 나는 뉴욕시 제14선거구에 거주하는 민주당 지지층으로 영화를 만들고 글쓰기를 하며 살아간다. 위 선거구는 2018년 이후 3회 연속 민주당 좌파진영의 스타인 일명 AOC로 불리는 오카시오 코르테즈를 연방하원으로 선출했다. 제60회 미국 대선을 지켜보며 나는 이 한 편의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인 양당의 대선후보와 더불어 미국인을 구성하는 다양한 계층의 인종들과 이웃들의 삶을 반추한다. 대선 결과가 나오던 날 나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지구촌 시민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였고 동시에 분단 된 국가인 대한민국 시민으로 큰 고비를 넘긴 것 같은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지금은 내 삶의 뿌리인 대한민국 상황이 미국을 비롯한 전 지구촌의 톱 뉴스가 되는 시간을 살아간다. 뉴스 화면에 나오던 전쟁과 내란, 폭력과 야만, 재해와 파괴에 노출된 사람들을 바라보던 존재에서 이제 뉴스에 등장하는 불행한 자들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지금 지구촌 시민들은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혹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던 장면을 보듯 대한민국과 우리 시민들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 화면 속에 나오던 사람들처럼 우리 또한 생존을 위해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폭력과 악에 맞서 자각하고 행동하며 세대를 뛰어넘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인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다. 바라보던 자에서 보여지는 자로의 일대 전환이라는 대 사건이 우리에게도 일어난 것이다. 지금 전 지구촌 시민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이 내란을 겪어내는 우리 공동체가 느끼는 다양한 층위의 고통과 불안과 갈등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나타나는 본질적인 문제들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누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 -포퓰리즘과 미대선
2024년 12월 8일 일요일 아침 차갑고 상쾌한 바람이 볼을 스친다. 사과를 깨물 때 나는 아그작 소리처럼 크리스피한 그런 날이다. 나는 베이글에 커피를 들고 오다 배송품 상자를 우편물박스 아래 놓고 나오던 유피에스 배달원과 마주친다. 우리는 친구라도 되는 양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이번 미 대선에서 구글 직원들이 민주당을 후원했다면 전국의 유피에스 배달원들은 트럼프 소액 후원자의 골간이 되었다. 나와 남편이 리스에게 후원금을 보내던 시간 벨을 울리던 유피에스 배달원은 긴 노동의 끝에서 빠듯한 임금을 쪼개어 트럼프에 보낸 것이다.
현재 미국 노동인구의 약 1/3이 대학 졸업자이고 2/3는 고졸 이하이다.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블루칼라를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기존의 정체성을 트럼프 공화당에 빼앗긴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는 대선에서 지고 포퓰러 보트에서도 250만 표차로 1.5% 밀렸다. 표면적으로는 큰 차이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선거에서 지고도 포퓰러 보트에서 300만 표차로 2.1% 앞서갔고, 2020년 박빙으로 이겼다는 바이든이 700만 표 차로 4.5% 차이를 벌렸던 것을 고려하면 민주당으로서는 당의 정체성과 맞물리며 민심의 물꼬를 되돌려야 하는 근본적인 과제를 안게 되었다.
나는 배송품 박스도 뜯지 않은 채 커피를 마시며 텔레비전을 켜고 채널을 맞춘다. 기다리던 트럼프 당선자의 첫 엔비시 방송 대담을 듣는다. 아마도 지금 크리스틴 웰커가 진행하는 “Meet The Press”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당 지지층일 것이다.
예상대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다는 20% 관세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트럼프는 그 발표 다음 날 곧바로 캐나다 총리와 멕시코 대통령이 마러라고 자택으로 찾아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선거의 당락을 좌우했던 국경과 불법 이민자 문제를 관세로 풀겠다는 거였다. 트럼프는 공약대로 스스로를 미국인으로 여기는 시민권자인 아이들도 불법체류자 부모와 함께 추방할 것이라고 밝힌다. 트럼프 1기에서 전 세계로 방송되었던 불법 이민자 아이들을 부모와 분리해 가두었던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과 철조망이 처진 짐승 우리 같은 장면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은 “government efficiency”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걸고 규제철폐라는 칼자루를 쥔 트럼프 2기의 국내정책에 관심이 갈 것이다. 전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Social security 국민연금”과 ‘오바마케어 (affordable care act, ACA)’와 ‘Medicare’ ‘Medicaid’로 분류되는 의료보험의 미래에 촉각이 선다.
특히 대선 기간 위스콘신주의 타운홀 미팅에서 나온 ‘no taxes on Social Security benefits’ 발언의 진위가 궁금하다. 그 공약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우위에 있던 국민연금에 대한 논의의 지형을 일거에 바꾸었다. 트럼프는 이 발언으로 경합 주인 위스콘신 주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중도층과 민주당의 기반을 교란하는 효과까지 거두었다. 포퓰리스트로서의 그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준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 대담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이 뒤따르게 될 국민연금 문제에 대해서 언급을 피해갔다. 반면 오바마케어 관련해서 진행자는 과거 발언과 행적까지 파고들며 질문의 고삐를 놓지 않는다. 그의 답변은 트럼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대안도 없다는 것을 드러냈다.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메디케이드’의 존립이 위태로울 것 같은 암시와 ‘어포더블 케어 액트’에 대한 “매우 매우 나쁜 의료보험, 너무 비싸서 감당할 수 없는 의료보험 ”같은 포퓰리스트 발언들만 반복되며 공명한다.
얼마전 맨하탄에서 의료보험 회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최고경영자가 총기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용의자의 신원이 파악되기 전부터 SNS에서는 그를 옹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로빈후드로 부르기 시작했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미국에서 가장 큰 보험사 중 하나로 연간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데 반해 환자들의 치료요청에 대한 거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처음 사건의 개요를 접하고 범인의 가족 중 누군가가 저 보험사에서 치료를 거부당해 죽은 게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체포되고 신원이 밝혀지자 상황은 급반전했다. 용의자는 부유한 집안에 아이비리그 유펜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잘생긴 20대 청년이었다. 그는 손으로 쓴 범행동기를 밝힌 선언문에서 “이 처단은 부패하고 권력 게임을 일삼는 의료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밝혔다. 선언문 속에 나오는 문장 “Frankly, these parasites simply had it coming. 솔직히 이 기생충 놈들은 당해도 싸다.”은 인터넷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그것은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21세기 미국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주요 뉴스는 연일 그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고 살인자에 대해 쏟아지는 관심과 지지는 가히 폭발적이다. 살인의 동기가 무엇이었던지 그 결과는 포퓰리즘의 바람을 타고 어디로 향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2025년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 ACA, 주 정부에 가입) 가입자 수가 1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오바마케어는 주정부 보조금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보험료를 낮추어 가며 미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오바마케어의 문턱을 낮추고 진료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주정부에 포괄적인 지원을 해온 결과다. 트럼프가 취임하면 오바마케어를 위해 연방정부에서 주정부로 나가던 지원금을 삭감할 가능성이 있다. 혹여 트럼프와 머스크가 UHC 대표 살인 사건으로 촉발된 민간 의료보험회사의 이윤추구 시스템에 대한 분노를 1900만 미국인이 가입한 오바마케어를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몰고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재 발생하는 문제인 직장 의료보험이 가입하는 민간보험사의 무한 이윤추구로부터 의료보험제도를 지키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가 퍼블릭 옵션제도(국가운영보험)를 만들려고 했지만 민간보험사의 로비를 받는 공화당의 극렬한 반대로 실패했던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미국에는 4가지 의료보험 시스템이 있다.
1. 메디케이드(국가의료보험), 개인소득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도 없고 그 어떤 치료를 받아도 일체 의료비를 내지 않는다.
2. 메디케어(국가의료보험), 65세 이상 국민 모두가 가입한다. 의료보험금은 매달 지급되는 국민연금에서 자동으로 공제되고(150불 정도) 80%커버된다. 보조보험인 AARP(준정부기관에서 운영, 250불 정도)에 가입하면 나머지 20%가 커버되어 의료비가 100% 커버된다. 치료, 입원, 수술 전 과정에서 개인은 따로 의료비를 내지 않는다. 의료비로 빚더미에 앉았다는 노인들 이야기는 AARP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다.
3. 직장의료보험, 65세 미만의 일하는 성인들이 가입하는 의료보험으로 민간보험회사들이다. 상위, 상위 그룹의 직장의료보험은 아주 좋고 개인이 걱정할게 별로 없다. 문제는 일반적인 회사의 직장보험으로 중소규모 회사나 블루칼라 직종이나 자영업 수준의 그룹이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UHC도 그런 일반적인 직장보험 민간보험사 중 하나다.
4. ACA 오바마케어, 프리랜서나 개인사업자 자영업자들이 주로 가입한다. 주정부에서 ACA보험사를 선정해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버니샌더스와 함께 일했던 페이즈샤커( Think Progress 공동 창시자, 미디어 조직 More Perfect Union 대표 )는 대선 이후 이루어진 대담에서 포퓰리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포퓰리즘이라고 말할 때 그것은 나 자신과 직접 관계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사람들의 감정과 고통에 매우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포퓰리스트가 되는 것은 내가 느끼는 감정과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이고 다음 단계로 그 느낌을 소수가 아닌 대다수가 공유하는 주류의 감성으로 전환 시켜내는 것이다.”
나는 페니즈 샤커가 이 시점에서 포퓰리즘에 대해 언급한 것은 민주당 진영에서도 포퓰리스트 정치인에 대한 논의를 테이블에 올리자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UHC 대표 살인 사건을 보며 2016년 버니 샌더스가 대선 후보로 출마해서 내걸었던 “Medicare for all” 이라는 포퓰리스트 구호를 떠올린다. 당시 이 구호는 “어디서 재원을 조달하는가? 오바마 케어의 퍼블릭 옵션도 좌절했는데...”같은 문제 제기에 봉착하며 묻혔다. 하지만 위 사건에서도 드러나듯 대중의 마음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문제로 남아있다. 나 또한 진심으로 이 구호가 민주당 정책으로 실현되기를 열망한다. “Medicare for all, 전 국민에게 메디케어를”
시대의 포퓰리스트 트럼프에 맞서는 민주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가 지명되고 아직 부통령 후보가 거론되기 전인 8월의 어느 날이었다. UC Irvine에서 문화인류학을 가르치는 엘레나 킴 교수를 뉴욕에서 만났다. 그녀는 국제 입양 연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학자로 알려졌다. 그녀가 다음 주제로 한반도 디엠지를 다룬다고 하자 문화인류학 뿐 아니라 한국학을 비롯한 다른 학문영역에서도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나는 그녀가 연구를 위해 한국에 머무를 때 만나 왜 문화 인류학자가 디엠지를 다루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당시 미국 대학 학부에서 사회학, 영문학 같은 학과들이 사라지고 있던 현상을 언급했다. 요지는 사회학이나 국제정치학에서 다루던 주제를 문화인류학의 연구 방법론으로 접근했을 때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현상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거였다.
그날의 대화는 내게 새로운 사고의 패러다임을 접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이번 미국 대선과 맞물리며 지난 10여 년간 유럽과 북미의 정치 사회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는 난민과 불법 이민자 문제라는 인류가 직면한 현상을 들여다보는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디엠지에 대한 그녀의 새 책이 나오고 오랜만에 만난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미 대선과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로 옮아갔다. 해리스는 그간 바이든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으로 대체로 저평가되어왔다. 그렇다면 그녀는 지난 4년여 동안 왜 바이든 뒤에서 그림자 같은 존재로 머물렀던 걸까? 왜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스스로의 장점을 드러내며 소통하는 액션을 취하지 않았던 걸까?
엘레나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해리스 후보도 부머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끼인 제너레이션 X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통령으로서 드러났던 해리스의 모습과 제너레이션 X 여성의 사회적인 역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행위 특성을 비교하며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었다. 그리고 대화 끝에 그녀가 해리스에 대해서 했던 말은 선거가 끝나고도 잊히지 않았다.
”If she can truly divorce herself from Biden, she might have a chance to win.“
이번 선거에서 해리스는 패배했지만 동시에 여성 대통령을 향한 열망이 얼마나 강렬한지 드러냈다. 여성 대통령을 향한 열망에는 무엇이 있는걸까? 그 기저에 있는 열망을, 생물학적인 여성을 넘어선 모두의 열망으로 확장하려면 어떤 길을 가야할까?
2. 플로리다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플로리다주 유인과 미국 대선
대선전이 한창인 2024년 10월 5일 금요일, 미국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부자들이 산다는 뉴욕 이스트 햄튼의 사가포낙 타운 해변에는 파란 깃발이 내걸리고 잔잔한 바다는 가을 햇살에 빛났다. 길게 이어지는 사구의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당화 열매가 빨갛게 응어리졌다. 갈매기들도 졸고 있는 한가한 모래사장 위로 비행기들이 그림자를 드리우며 날아갔다.
개인 전용기와 헬리콥터들만 이용하는 이스트 햄튼 공항의 활주로에는 플로리다로 가려는 비행기들이 이륙의 신호를 기다리며 대기 중이었다. 같은 시각 뉴욕 케네디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에서도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타려는 승객들로 붐볐다. 허리케인 밀튼의 영향으로 내일이면 플로리다로 가는 항공편이 모두 취소될 수도 있었다. 게다가 2주전 플로리다를 강타했던 허리케인 헬렌으로 비행기를 타지 못했던 승객들은 오늘 떠나지 못하면 또 얼마만큼 기다려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날 기상 전문 채널에 나온 한 기상학자는 허리케인 예보분석을 하던 중 닥쳐올 재난에 대한 두려움에 눈물을 흘렸다. 기존의 등급분류를 넘어서는 사상 초유의 허리케인이 플로리다 해안으로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었다. 기록적인 피해를 남긴 허리케인 헬렌이 물러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주지사와 주 방위군은 플로리다 서쪽 해안부터 허리케인의 경로를 따라 위험지역에 대한 대규모 소개령을 내렸다. 고속도로에는 재난을 피해 떠나는 차량 행렬이 주차장처럼 늘어섰다.
이렇게 모두가 플로리다를 벗어나려는 대혼란의 시기에 바람을 거스르며 플로리다로 향하는 이들은 일명 ‘스노우 버드’라고 불리는 사람들로 주류가 은퇴한 유대인들이었다. 연말 세금보고에서 소득세가 없는 플로리다주 주민이 되기 위해서는 6개월은 거주해야 하는 규정 때문이었다. 그런데 연이은 허리케인으로 계획했던 여정의 스텝이 꼬여버린 것이다.
2023년 10월 7일 미 대선을 1년여 남기고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그에 대응해서 10월 10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예고하고 10월 15일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에 반대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로부터 이틀 후 10월 17일 가자지구 알아홀리 병원에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고 500여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그 뉴스를 접한 지구촌의 시민들처럼 함께 뉴스를 보던 남편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이런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 플로리다!!“ 그는 이 사건은 이스라엘이 미 대선을 사보타지 하겠다는 뜻이며 내년 선거가 끝날 때까지 가자 전쟁은 오늘의 예고처럼 가공할 폭력으로 점철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플로리다 유대인들이 있다는 거였다.
미국에서 유대인은 전체 인구중 2.4%이다. 그 인구 중 다섯에 둘이 82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거주한다. 물론 이 지역의 유대인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뽑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다.
근래 11회 미 대선에서 민주당은 플로리다에서 3번 승리했다. 30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플로리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든을 런닝메이트로 두 번이나 박빙의 승리를 거두었다.
2008년 플로리다에서 오바마는 존 메케인을 상대로 1.8% 236,450 표차로 승리했고 2012년에는 밋 롬니를 상대로 0.88% 74,309 표차로 이겼다. 이렇게 플로리다는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스윙스테이트가 되었다. 특히 오바마와 함께 플로리다에서 승리를 경험했던 바이든으로서는 절대 놓을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가 되었다.
플로리다주에는 연중 6개월 이상 거주하는 유대인이 672,000명이고 미국 북동부에서 겨울이면 플로리다로 넘어가는 스노우 버드가 6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 숫자는 플로리다 인구의 약 5%를 차지한다. 전통적인 의미의 스노우 버드는 Hanukkah에서 Passover까지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따라서 대선은 북동부의 주에서 치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에 이들을 제외하다 해도 유대인은 플로리다 인구의 3%에 해당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국적으로 유대인들은 등록된 투표자들일 뿐만 아니라 선거 참여율이 95%를 넘는 신뢰할 만한 적극적 유권자이다. 거기에 더해서 유대인들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플로리다에서 7만 4천 표로 이겼던 상황을 고려하면 미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플로리다 유대인들을 앞세워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의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플로리다 유대인들 사이에서 공화당 지지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고 트럼프 캠프에서도 가자 전쟁과 맞물린 이번 대선에서 플로리다 유대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가자전쟁이 벌어진 후 유대계 친구들을 만나면 거대한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곤했다. 그들은 민주당 지지층으로 사회적 현안에 대해 진보적인 성향이고 시나고그에는 나가지만 정통유대교도는 아니고 네타냐후의 정책에 반대해 왔다. 그런데 하마스 침공과 가자전쟁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했다. 유대계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헐리우드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유명 배우들 중 수잔 서랜든을 제외하고 단 한명도 공개적으로 가자전쟁에서 이스라엘을 비판하지 못했다. 수잔 서래든은 소속사에서 계약해지 당했다.
트럼프 공화당과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가자전쟁에 대한 이스라엘 지지를 표명했다. 특히 공화당과 유계는 민주당 좌파진영에서 가자전쟁을 비판했던 하원의원들을 미디어에 돈을 쏟아부으며 마녀사냥 하듯 공격했고 뉴욕 브롱스의 촉망받는 흑인 하원의원을 떨어뜨렸다.
3. 오백년을 살아온 서안지구 올리브 나무 이야기 -가자 전쟁과 미대선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직후 가장 먼저 이스라엘 대사로 서안지구를 이스라엘에 합병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마이크 허커비를 지명했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로 알려진 허커비는 팔레스타인은 원래부터 없다고 팔레스타인 사람이란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이 발표는 지난 8년간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으로 그를 받쳐왔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예수가 다시 재림하실 때 이스라엘 땅에는 유대인들만 살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번 지명에 대해 트럼프를 지지했던 미시간주 이슬람 그룹은 곧바로 트럼프가 우리를 속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간 민주당을 지지해 왔던 미국 무슬림들은 이번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미시간주에서는 젊은 세대조차 해리스에 등을 돌렸다. 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한 배경에는 단순한 분노의 표출을 넘어서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특히 스윙 스테이트인 미시건 주에서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젊은 이슬람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것은 선거결과의 이해관계를 떠나 그들이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조직화 된 유권자임을 보여주려는 전략적 행동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슬람 단체가 주장하는 트럼프에게 속았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가자 전쟁이 한창이던 어느 날 서안지구에서 무장한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마을의 올리브 나무를 모조리 잘라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연일 뉴스를 장식하던 가자 지구의 참상에 가려 묻혔다. 보도된 사진에는 믿둥이 잘려나간 500살도 더 되었다는 올리브 나무들 옆에 망연한 표정의 여자들이 하늘을 향해 울부짖고 있었다. 세대를 이어 올리브 나무에 기대어 살아온 서안지구 어느 팔레스타인 마을의 삶과 터전이 송두리째 뽑혀나가고 있었다.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 마을에 대한 무장 공격이 노골화된 것은 2020년 1월 트럼프의 ”Peace to Prosperity, 평화에서 번영으로“ 안이 나온 이후였다. 이 안에는 유대인 정착촌을 위해 서안지구의 약 30%를 이스라엘에 합병한다는 조항이 나온다.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만은 ‘트럼프 2020 플랜’ 이라고도 불리는 제라드 쿠셔너 주도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안이 ‘1국가 2체제’를 명시한 1995년 오슬로 협정 이후 나온 가장 정교한 계획안이라고 평했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와 그의 최측근이자 2020년 당시 미 주재 이스라엘 대사였던 론 데머가 이 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타냐후는 당시 이스라엘 내각과 이 제안을 공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드만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1국가 2체제’를 근간으로 한 포괄적인 평화안을 세웠다고 한다. 두 안 모두 하마스는 배제되었고 2020 트럼프 안에는 가자와 서안지구를 비무장지대로 만든다고 명시되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침공 이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로드맵은 ‘2020 트럼프 플랜’ 때와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2월 5일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 유니스에 이스라엘 탱크와 지상군이 진입했다. 같은 시각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은 차별금지법을 기반으로 유대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반유대주의와 프로 팔레스타인 시위에 대처하는 각 대학 당국의 입장을 점검하는 청문회를 열었다. 당시 바이든 민주당은 지지기반인 진보층이 프로 팔레스타인 시위에 공감하는 가운데 지지층의 분노를 일으킬까 두려워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공화당은 대선을 앞두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이스라엘과 유대계 미국인의 진정한 친구’는 공화당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그간 분열되었던 당의 입장을 통합했다. 존슨 하원의장은 대학에 지급되는 수백만 달러의 연방지원금을 볼모로 대학 총장들을 줄줄이 청문회장에 불러 세웠다. 이 과정에서 이견을 표출하던 아이비리그 명문 하버드대학과 유펜의 총장이 해직되었다. 특히 흑인 여성이었던 하버드대 총장은 논문 표절 의혹이라는 학자로서의 오명까지 뒤집어쓰고 학교에서 해임되었을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까지 퇴출당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기세를 몰아 존슨 하원의장은 대학 캠퍼스 특히 콜롬비아 대학이, 프로 하마스 선동가들의 반유대 혐오를 확산하는, 무법천지가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연방 방위군이라도 투입해야 한다고 콜롬비아대 총장을 압박했다. 게다가 콜롬비아대 재정과 운영에 관여하는 트러스티는 전적으로 유대계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 이에 맞서 콜롬비아대 교수들은 68년 반전운동 이후 학교 규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만약 총장이 경찰을 학교에 끌어들인다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당시 콜롬비아 대학과 총장이 구성한 변호인단에 오바마 행정부 사람들이 대거 포진한 것을 보면 대선을 앞둔 국면에서 이 사태의 심각성을 바라보는 바이든과 민주당의 고심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때 민주당은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지지층의 분노를 선거 공학으로만 계산한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
2024년 4월 18일 콜롬비아 대학에 경찰이 진입해서 시위대를 체포했다. 이후 대학가 졸업 시즌을 앞두고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이 전국의 대학으로 확산되었다. 전국적인 시위의 진앙이 되었던 콜롬비아대 시위대는 68년 운동의 상징인 해밀턴 홀 총장실을 점거했다. 2024년 5월 1일 총장의 요청으로 경찰이 대학 구내에 진입하고 점거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은 모두 체포 연행되었다. 경찰은 5월 17일 대학 구내에서 철수했다.
2000년 가을 내가 콜롬비아대 영화과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 학장이었던 루이스콜 교수는 1968년 반전운동 당시 학교 총장실을 점거했던 주동자였다. 그는 그 일로 퇴학당했지만 시나리오 작가로 입지를 굳히며 모교의 교수로 돌아왔다. 한국의 386세대인 나는 그렇게 미국의 68세대 영화인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내가 썼던 에세이를 읽었다며 나를 학생이 아닌 동료 영화인이자 같은 뜻을 지닌 동지로 받아주었다. 나는 그들과의 교우를 통해 68세대와 그들의 정신이 어떻게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2024년 10월 말경 나는 영화상영회에 초청받아 콜롬비아대를 방문했다. 학교 출입구에서 경찰은 신분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나는 상영회 측이 보내준 임시 출입증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상영회는 점거 농성이 있었던 헤밀턴 홀에서 열렸다. 그리고 콜롬비아 대학 상원위원회( 선출된 교수들로 구성되고 트러스티와 함께 학교 운영에 참여한다 )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물어 총장을 해임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나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이 포퓰러 보트에서 밀린 것은 가자전쟁과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응징이라고 본다. 2020년 대비하면 850만표가 빠져나간 것이다. 특히 지지기반인 뉴욕과 뉴저지 켈리포니아에서 기존 지지율의 10%이상 하락했다. 스팩트럼 정당인 민주당의 한축인 진보층이 이탈한다면 당의 정체성이 위협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가자 전쟁에 반대한 민주당 좌파진영 의원들에 대한 공화당의 선동적인 공격이 노골적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진보진영의 ‘Thinker’ 페이즈 샤커가 민주당의 포퓰리스트 정책과 정치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 결코 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나는 그즈음 1995년 오슬로 협정에 관여했던 한국계 인사를 만나 가자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오슬로 협약 당시 월드뱅크가 가자지구에 파견했던 ‘닥터 와이디킴’으로 알려진 한국계 엔지니어 김영덕씨다. 나는 그에게 현재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앞바다에서 발견된 최대 매장량에 달한다는 두 곳의 가스전에 대해 물었다. 앞으로 가자전쟁이 끝나고 평화협정을 통해 1국가 2 체제가 수립된다면 팔레스타인도 가자 앞바다 가스전에 대한 소유권이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팔레스타인도 스스로 재정문제를 풀 수 있게 될 거라는 희망 섞인 바램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가자 앞바다 가스전에 대해 더 들을 정보는 없었다.
우리의 대화를 마무리하며 그는 특유의 이북사투리로 가자 전쟁 이후 펼쳐질 팔레스타인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폐허 위에서 또 아이들은 태어날 것이고 새로운 세대는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 낼 거라고“
김성숙은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 영화제작소 ‘젊은영화’ 대표로 활동하며 독립영화를 만들었다. 현재는 뉴욕에서 시나리오 작가 및 필름메이커로 활동 중이다. ‘동시에“ 제52회 칸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부분 본선 ’세라진‘ 제5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여우주연 특별언급소설 ’1932 상하이‘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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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 대선을 돌아보며 (1부) / 김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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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주년 기념 토론회 참관기 / 이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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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서 바라본 12·3 내란 사태 / 정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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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스승과 26년 /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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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주년 기념 토론회 2부 전환의 시대 미디어와 저널리즘 추가 질문과 답변 / 권태호, 김희원, 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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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주년 기념 토론회 인사말 / 백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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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주년 기념토론회 참관기 - 비상했던 시기, 비상했던 한 인물의 비상했던 노력을 기억하며 / 윤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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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 시대 미디어와 저널리즘’ 참관기 - 희망의 조각을 찾아서 / 박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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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8호 /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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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를 위해 리영희에 반(反)해 ‘공학도적 엄밀성을 갖춘 전투적 자유주의자 리영희’를 소환한다” / 백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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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재단 이사를 시작하며 / 진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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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나이 차이를 건너뛴 카센터 사장과의 우정 - 공학도, 노년에 경비행기를 타다 / 신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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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한겨울 매화의 봄마음-리영희와 장일순에 관하여 / 한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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